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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유키 카이부츠(2)

淚娜 2016. 10. 5. 20:28










시라유키 카이부츠(白雪 怪物)


하얀 눈의 괴물.

그 괴물은 이제야 환하게 웃는 것을 배웠다.





































시라유키 카이부츠는 소년이었다. 그래, 남자라는 뜻이다. 소년은 초등학생 때부터 제 나이에 맞지 않는 어른스러움을 지니고 있었다. 외관도 중학생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또 자라났다고 하더랬다. 소년은 너무나도 건강한 제 자신의 육체에게 감사해야 하는지, 아니면 슬퍼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도 작지 않았던 키는 제대로 먹은 것이 없음에도 성실히 자라나 171cm가 되었고, 저체중이었던 몸에는 살이 붙는 듯했으나 여전히 체중계의 숫자는 정상체중이 되기에 한참이나 모자란 정도였다. 소년은 항상 체중계를 볼 때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기에 제 마른 몸에 불만을 가진 것은 없었다. 한가지 불만이라는 것이 있다면, 제 사랑에게 조금 더 포근할 수 없음일까. 하지만 사랑스러운 소년의 연인은 그조차도 사랑해주었기에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소년, 시라유키 카이부츠가 좋아하는 것은 제 연인, 카사모토 시즈키였다. 어째서인지 자신을 사랑해주는 제 연인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람이 태양을 사랑하는 것에 이유가 달리 있던가?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러운, 더없이 사랑하는 존재이기에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또, 소년은 여름을 좋아하게 되었더랬다. 사랑스러운 제 연인은 따스한 봄을 닮았고, 또 정열적인 여름을 닮아서. 또 말하자면, 소년은 강아지고양이라는 동물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때로는 강아지 같고, 때로는 고양이 같은 제 연인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들이기 때문이었다. 어찌 된 것이 전부 소년의 연인과 관련된 것뿐인 듯하지만, 이는 정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사랑에 목마른 소년은 사랑의 참맛을 알아버려서, 주체할 수 없게 되어버렸기에.




















소년이 싫어하는 것은 무력한 자신이었다. 이는 누군가에게 보이지 못할 치부요, 연인에게조차 말하지 못한 끔찍한 기억에 의한 것이었다. 과거와 현재로 이어져 미래에까지 진행될 그것. 소년은 그것을 떠올릴 때마다 한기를 느끼고 몸이 떨리는 것이 느껴질 만큼 강한 혐오감을 느꼈으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게도 그 감정은 유효했다. 그래,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평생을 겪어온 애증의 감정은 무시할 수 있을만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또, 소년은 제 생일 또한 싫어했다. 반길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소년이 태어난 그 순간 모든 것을 잃었는데, 어찌 기뻐할 수 있을까. 나만 없었더라면 ─는 행복했을까. 행복하셨겠지. 저기 밖,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다정히 웃어주는 여느 ─들처럼, 꼭 행복했을 거야. 나도, 아빠도, ─도. 이제는 금기어가 되어버린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아려와서, 소년은 제 생일을 좋아할 수 없었다. 빌어먹을 이름에 딱 맞게도, 눈이 펑펑 왔던 1월 1일의 날을 좋아하고 싶지 않았다.










































소년은 밝지 못한 아이였다. 어딘가 결여되어있고, 어딘가 가라앉아있는 아이. 남의 눈치를 봤고, 작은 호의에도 몸 둘 바를 몰랐던 어린아이. 그러나 조금 더 커진 소년은 달랐다. 어린이라 불리는 나이의 끝자락, 저를 낳아준 부모보다 저를 사랑해주는 아이를 만난 소년은 바뀌었다. 많은 것은 바뀌지 않았으나 조금 더 웃을 줄 알게 되었고, 어리광을 부릴 수 있게 되었으며, 사랑스러운 것을 보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너 참 사랑스럽다. 그것은 오직 소년의 기준에서 아름다운 것만을 향했기에, 그것으로 소년이 제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흥미가 있으면 눈을 고정하고, 제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조금 망설일지라도 해보고, 제 사랑에게 표현하길 두려워하지 않고. 소년은 조금 밝아졌고, 동시에 어두워졌다.

소년에겐 들키고 싶지 않은 치부가 너무 많았기에.
















창백한 피부는 여전했다. 하얀 눈(白雪)은 쉬이 녹아내리지 않으며 소년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었다. 전체적인 인상은 차분한 강아지 상이요, 항상 마주치지 못한 채 내리깔고 있는 눈은 꽤나 컸고, 눈동자는 검은색이었다. 밤하늘을 보는 듯 약간의 불순물이 섞인, 순수하지 못한 검은색 말이다. 꽤 높은 콧대와 연한 분홍빛의 입술은 결코 소년이 못생기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으나 눈 위까지 길러 차분히 내려앉아있는 검은 머리칼에 가려져 그 본모습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소년은 제 마른 몸을 가리길 원하는지, 여름에도 항상 긴팔에 긴 바지를 고수했다. 그러나 너무 답답해 보인다면 제 연인이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요즈음에는 조금 풀어진 듯 보였다. 그래서 손을 덮는 후드, 손목을 조금 풀어헤친 긴셔츠, 발목까지 내려오는 청바지나 그 위까지 올라온 검은색 슬렉스 등의 옷을 자주 입는다고 하더랬다. 그렇기에 교복도 줄이지 않은채로, 길고 길게 입었다. 바지도 상의도 전부 긴팔에 긴바지. 속살이 드러나는 것은, 목부분과 발목 뿐. 그런 소년의 평소 표정은 애매한 무표정에 가까웠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그렇다고 감정이 잘 드러나는 것도 아닌 표정. 덕분에 남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아 다행이라고,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




















소년은 어딘가 결여되어 있었다.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이었으나, 그것조차 부족하다 느껴질 만큼의 빈 공간이 있었다. 소년은 제 사랑하는 연인이 그것을 알기를 바라지 않았다. 신이 있다면 이번 한 번만 소원을 들어주세요. 더 이상 그 아이에게 못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소년의 몸에서는 아직도, 이 피어났다.



이제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그 강도는 더욱 높아진. 붉은 자국을 남기며 흐드러지는 꽃. 더없이 아프고, 더없이 슬픈 흔적.








리라차

를나

요세주려버













그것은 소년의 아비가 남기는 애증의 증표였다.









사실은 버림받고 싶지 않지만

더 이상 아프고 싶지도 않기에

























 그 애증의 증표를 잊게 해줄 만큼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러운 사람. 아직까지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좋아해라는 말로는 부족한 사람. 그 어린 날 자신을 구원해줄 거라 믿었던 친구보다도 소중해져버린, 제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애틋해져버린, 항상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 단 한 사람.

















「──그야, 카이부츠가 좋으니까.」















그 달콤했던 기억은, 소년에게도 봄이 오도록 해주었기에.

















 카사모토 시즈키.






























지향 커플링: ×


Yes or No: Yes










~(오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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